
팔꿈치가 아픈데 염증약만 먹으면 낫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골프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스윙을 수백 번 반복하다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해지기 시작했을 때, 단순히 근육통이겠거니 했죠. 하지만 커피잔을 들 때조차 통증이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았고, 그때 들은 진단은 외측 상과염 흔히 말하는 테니스 엘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골프를 치다 테니스 엘보가 온 셈이죠. 이 글에서는 테니스엘보 치료법과 함께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힘줄 변성의 실체, 그리고 제가 직접 경험한 치료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힘줄변성, 염증이 아닌 조직의 퇴행
테니스 엘보를 단순한 염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힘줄 변성'이라는 퇴행성 변화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힘줄 변성이란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서 힘줄의 콜라겐 섬유가 정상적인 물결 모양의 배열을 잃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정상 힘줄은 하얀색의 매끈한 섬유 다발인데, 변성된 힘줄은 흐물흐물하고 누런빛을 띠며 강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제가 진료를 받으며 이해한 바로는, 이 과정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손목을 들어 올리는 신전근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미세 파열이 생기는데, 이를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변성이 가속화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운동선수나 요리사, 목수처럼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증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팔꿈치 바깥쪽 뼈 돌출 부위, 즉 외측 상과 주변에서 통증이 시작됩니다. 물건을 짚거나 들어 올릴 때, 손목을 뒤로 젖힐 때 특히 더 아픕니다. 저는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 샴푸 통을 쥐는 것조차 힘들었고, 악수를 할 때도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골프 엘보라 불리는 내측 상과염은 반대로 팔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손목과 손가락을 구부리는 굴곡근에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새로운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오래 쥐고 있으면 손목 굴곡근과 신전근에 지속적인 부하가 걸리고, 이것이 내측·외측 상과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젊은 층의 상과염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저 역시 골프 외에도 업무 중 하루 종일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는 습관이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
치료 방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대부분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 시작하는데, 여기에는 약물 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주사 치료 등이 포함됩니다. 저는 이 중 체외충격파 치료와 스트레칭에서 가장 큰 효과를 봤습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원래 신장 결석을 깨는 용도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근골격계 질환에 널리 사용됩니다. 여기서 체외충격파란 고에너지 음향파를 병변 부위에 집중 조사하여 통증 수용체를 억제하고 미세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치료법입니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합니다. 솔직히 치료받을 때 정말 아픕니다. 하지만 강도를 높여야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고, 저도 강도를 올린 뒤부터 통증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다만 체외충격파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10명 중 3명 정도는 초반에 반응이 없어 다른 치료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5회 정도 치료받은 뒤부터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확연히 줄었고, 이후 스트레칭을 병행하며 재발을 예방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신중해야 합니다. 처음 맞을 때는 효과가 좋지만, 반복 투여 시 효과 지속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힘줄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피부 변색이나 근육 위축 같은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죠. 저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 번 맞아봤는데, 2주 정도는 통증이 확 줄었지만 이내 재발했고, 이후로는 다른 치료법을 선택했습니다.
PRP주사 치료 효과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으로 PRP 주사(Platelet-Rich Plasma, 자가혈소판풍부혈장)가 있습니다. 여기서 PRP란 환자의 혈액을 원심분리하여 혈소판을 고농도로 농축한 뒤, 이를 병변 부위에 주입하여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법입니다. 혈소판 내 성장인자들이 혈관 생성, 세포 분화, 콜라겐 합성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9년 상과염 치료에 적용이 허가되었고, 장기적 효과가 스테로이드보다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PRP 주사는 맞을 때도 아프고, 맞고 난 뒤 2~3주간 부종과 통증이 심할 수 있습니다. 혈소판이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조직을 재생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처럼 단기 효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3~6개월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며 재발률도 낮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DNA 주사(PDRN)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연어 유래 DNA 조각을 이용한 재생 치료제입니다. 피부 재생 분야에서 먼저 효과가 입증되었고, 최근 근골격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다만 대규모 임상 연구가 아직 부족하여, 우선 치료로 권장되기보다는 선택 옵션으로 고려되는 상황입니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힘줄 손상이 심하거나, 측부인대 손상 등 다른 문제가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합니다. 수술은 변성된 힘줄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개방 수술과 관절경 수술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2~3개월 이후부터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국 테니스 엘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입니다. 저는 초반에 통증을 무시하고 골프를 계속했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연습 전후로 스트레칭을 철저히 하고, 무리한 스윙을 자제하며,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쉬는 것도 실력이더라고요. 팔꿈치가 욱신거린다면 그건 장비 탓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fXEekl29hs